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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무상/人生은 일장춘몽
김형태 박사(전 한남대학교 총장)
 
편집부   기사입력  2022/02/23 [14:45]
▲ 김형태 박사(전 한남대학교 총장)     ©편집국

아, 죽음아! 이 슬픔! 우리 인간은 왜 죽어야 하는가? 이 질문은 바꾸어 말하면 우리는 왜 태어났는가? 라는 물음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답을 알 순 없다. 내가 원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왜 죽어야 하는지? 죽은 다음에는 어떻게 되는지도 알기가 쉽지 않다. 역사에 수많은 영웅호걸들이 이 죽음을 극복하거나 피해 보려고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였지만 성공한 사람은 없다. 중국 진나라의 시황제도 불로초나 불사약을 찾았지만 끝내 죽고 말았다. 결국, 죽음은 모든 살아있는 자들이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공자도 ‘선생님, 죽음이 무엇입니까?’(敢問死)라고 묻는 계로(季路)에게 “태어나는 것도 잘 모르는데 내 어찌 죽음을 알겠는가?”(子曰未知無生焉知死)라고 솔직한 대답을 해주었다. 왜 태어났는지를 모르기에 왜 죽는지도 알 수 없는 것이다.

 

장자(莊子)도 “몸이 내 것이 아니라 천지의 위형(委形)이요, 생명도 내 것이 아니라 천지의 위화(委和)다. 성명(性命)도 내 것이 아니라 천지의 위순(委順)이요, 자손들도 내 것이 아니라 천지의 허물 벗음이라”고 말했다. 여기서의 ‘천지’란 말은 사람의 힘으로는 통제되지 않는 절대자의 손길(작용)이 있다는 것이다. 그 절대자의 뜻 앞에 인간은 오직 순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장자는 자기 죽음을 앞에 두고 있을 때 제자들이 장례절차를 준비하자 “내가 죽거든 하늘과 땅으로써 널을 삼고 해와 달로써 한 쌍의 구슬을 삼고 만물로써 제물을 삼아라. 내 장례가 이렇게만 된다면 무엇이 더 필요하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제자들이 즉시 답변했다. “그렇게 되면 까마귀나 소리개가 선생님의 시신을 뜯어 먹을까 걱정됩니다”라고. 이에 다시 장자가 응답했다. “땅 위에 있으면 까마귀와 소리개의 밥이 되고 땅 밑에 있으면 땅벌레나 개미의 밥이 되지 않겠나? 이것을 빼앗아 저것을 준다 하니 어찌 그리 편벽스러우냐?” 어쨌든 삶은 죽음의 동반자요. 죽음은 삶의 결론이니 어느 것이 더 근본인지 그 누가 알겠는가?

 

삶(life)이란 기운(氣運)의 모임이다. 기운이 모이면 태어나고 기운이 흩어지면 죽는다. 이같이 사(死)와 생(生) 이 같은 짝을 이루는 것을(동전의 양면같이) 안다면 무엇을 염려하랴? (莊子). 동양의 고전인 ‘중용’(中庸)에도 “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敎”(천명을 일컬어 본성이라 하고, 그 본성을 따르는 것을 도덕이라 하며, 그 도덕을 갈고 닦는 것을 교육이라 한다) 라는 구절이 있다. 인간이 갖고 있는 모든 ‘본성’ 즉 태어나고 죽는 것이 모두 천명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天命’ 즉 하나님의 섭리이니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이다. 인간이 착한 일을 하면 기뻐지고, 죄를 범하면 양심이 괴로워지는 것이 본성이요 하늘의 명이다. 이 본성을 따라 살아가는 것이 곧 도덕이다. 이 도덕을 더욱 높게, 깊게 갈고 닦는 것이 교육이다. 이 교(敎)는 하나님의 가르침이요 믿음이다. 천명(天命)은 곧 신앙의 바탕이요 천명을 깨닫는 것이 삶과 죽음을 깨닫는 것이다. 공자는 “나이 50대가 되면 천명을 깨닫게 된다”(五十而知天命)고 일렀다. 50대가 되어야 비로소 삶과 죽음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는 말이다.

 

오늘 우리가 한 인간의 죽음을 앞에 놓고 인생의 유한함과 허무를 깨닫지 못한다면 먹고 마시고 잠자고 자식을 낳는 금수(禽獸)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전 12:13-14).

 

프랑스의 저술가 Jean de la Bruyere는 “인생의 생애에는 세 가지 사건뿐이다-출생, 삶, 죽음”이라고 말했다(Birth-Choice/Chance-Death). 그런데 출생할 때는 무엇인지 모른 채 태어났고 살 때는 왜 사는지도 모르며 살다가, 고통 속에서 죽음을 맞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생은 공허한 꿈이다”(일장춘몽/남가일몽). “세상일은 물거품과 같다.”, “인생은 무덤을 향해가는 행진이다”, “인생은 사막이요, 인생은 고독이다”, “인생은 숙명적인 불만이다”라고 말한다. Shakespeare도 “인생은 걸어 다니는 그림자에 불과하다. 임종 앞에서 애태우는 연극배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하나님과 천국을 모르면 인생은 안개와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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